<질문통찰명상>

마음의 형성과 본질 ①

lampeer 2025. 4. 22. 10:06

마음의 형성과 본질 ①

 

힌두경전인 <요가경>과 불교의 고대문헌인 <니까야> <아함경>들에 의하면, 생명체는 다섯 요소[五蘊]로 구성되어 있다. [色], 감각[受], 지각[想], 판단 행위[行], 종합 인식[識]들이다. 몸(色)과 함께 감각 느낌의 감수(感受) 작용이 있고, 대상에 대하여 연상 억 등 마음에 떠오른 표상 지각[想]이 있으며, 감각과 지각을 기반한 판단 행위[行]와 이로부터 도출된 종합 인식[識]이 그것이다. 

식(識)의 작용을 <대지도론(大智度論)>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가 듣는다고 할 때, 이근(耳根)과 이식(耳識), 의식(意識) 세 가지가 화합하여 듣는 현상이 작동한다. 즉 귀와 듣는 인식 기능과 기존의 정보들이 화합하여 소리의 뜻이 무엇인지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불교의 <유식 삼십송(唯識三十頌)>에서 마음의 작용 순서를 ‘접촉(觸), 반응[作意], 감각[受], 지각[想], 판단[思]’으로 둔 것도, 식(識)을 으뜸으로 삼는 유식(唯識)학파이면서도 그 인식[識] 작용의 기초를 물질인 몸에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생명과학이 일원론 내지 환원론에 의거하여 마음의 기초를 몸(뇌)에 두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유식학은 과학적 도구를 갖지 못했지만, 몸과 마음에 대한 세밀한 관찰로 이러한 통찰적 사유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과학은 좀 더 정교하게 감각작용을 관찰한다. 몸의 자율 신경의 작동은 불을 피한다든가 위험을 피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나타난다. 크리스토프 코흐(Christof Koch)의 <의식>에 보면, ‘운동이 생각보다 빠르다. 눈은 마음이 눈치채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을 본다. 안구도약운동 중에 눈이 움직여도 인식자가 인식하지 못하는데, 이는 안구도약운동 시스템의 고도의 정교화로 의식의 관여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오이겐 헤리겔(Eugen Herrigel, 1884-1955)은 <활쏘기의 선> 에서 식(識)을, ‘의식적인 관찰이 더 이상 필요 없는 번개와 같은 반응’이라 하였다. 이 때의 식(識)은 다섯[五識] 감각식(感覺識)인 자율신경의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 識)의 알아차리는 기능을 말한다. 이처럼 감각이 지각보다 빠르며, 게다가 세포마다 자기 유지, 자기 방어 기제가 있다는 생물학의 학설도 이를 뒷받침한다. 신체 감각이나 감정의 인식은 선천적 유전적으로 이미 내면화된 기질, 무의식, 방어체계 등이 먼저 작동하고, 이에 맞춰 자동적으로 행동반응이 일어나며, 의식의 인식으로 전체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7장. 현대과학과 질문통찰명상 '마음의 형성과 본질'  유경 <질문통찰명상> 마인드랩 2024 pp.20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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