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월 마음탐사일지2

동학(東學)의 차세대 패러다임에 대한 고찰-글(22)

lampeer 2019. 9. 3. 15:50

동학(東學)의 차세대 패러다임에 대한 고찰-글(22)

 

指月 이재웅(공학박사)

 

4. 우리 시대 우리 스스로의 동학의 노래

어느 시대이건 진리와 실상을 추구하는 개혁가들은 항상 그 시대의 갈망에 부응하는 새로운 희망의 소리를 외쳤다. 모두 자신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자신들 스스로의 새로운 개혁의 노래를 불렀다. 공자,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 모두 이삼 천년 전쯤 그 시대의 인식을 배경으로 하여서 새로운 사상의 패러다임을 펼친 혁명적인 개혁가들이다. 수운 최제우 선생은 159년 전에 이 땅에서 동학이란 새롭고 훌륭한 사상의 패러다임을 펼친 혁명적인 개혁가이다.

21 세기에 들어서서 놀라운 속도로 새로운 지식들이 늘어나고 있고 날로 인류 인식의 지평선이 확장되고 있다. 그와 더불어 민중들이 점점 종교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현재의 종교가 인류의 급격한 지식과 인식의 변화를 합리적으로 포용하지 못하고 전통적으로 배운 사상과 수도법을 답습하며 앞서가는 민중들과 유리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훌륭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여 민중들을 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완고한 태도로 과거의 가르침에 갇히고 마는 경향이 보인다. 모든 살아있는 현상은 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특성이다. 변화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소멸한다. 과거의 훌륭한 가르침이라도 그것을 석고화 하면 안 된다. 그 것은 소멸의 길이다. 그 훌륭한 가르침을 정확히 이해하고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이 합당한 자연의 길이다.

어떠한 사상적 가르침도 시대와 인식의 변화에 맞추어서 알맞게 변화해야 한다. 천 년 전, 백 년 전의 것을 그대로 복사하듯이 답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과거의 사상을 진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그것을 발전시켜 이어 가는 것이다. 새롭게 변화하고 다시 구성하는 것은 계속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한 기본이다. 우리들은 우리들 시대와 인식에 알맞게끔 사상을 개혁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의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한다. 옛 성인들의 훌륭한 가르침을 확장하고 개혁하여 지구행성 미래를 향한 새로운 구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한다. 그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 세대의 귀중한 권리이고 의무이다. 성인(聖人)들이 진정으로 자랑스럽게 여길 제자의 모습이 어떤 것일지를 성찰해 보아야 한다. 앤소니 드 멜로 신부의 저서 『종교박람회』가 전하는 한 메시지이다.38)

 

‘너희들 스스로 예수처럼 독수리들인데 스스로가 병아리처럼 생각하여 독수리처럼 날 생각을 못하는구나!’

 

우리 시대 스스로의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모아 감이 합당하다. 최제우 선생이 159년 전에 우리에게 남겨준 위대한 동학의 노래를 우리 시대의 새로운 목소리로 단장하고 새롭게 불러서 우리의 후손에게 뚜렷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우리들의 도리일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 시대의 동학의 노래에서 또 다시 변화하고 발전한 그들 스스로의 동학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후손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것이 역사 속에 살아 흐르는 도리가 아니겠는가?

공자,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오랜 세월 그렇게 함으로써 유교, 불교, 그리스도교, 그리스의 사상이 천년을 넘어서 우리 인류에게 영향을 주었다. 수운 최제우의 제자들이라면 미래 천년을 향한 동학의 꿈을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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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Anthony de Mello,『종교박람회』, 정한교 역, 분도출판사, 1983, 136-137쪽.

39) 이재웅,『신인간』784호,「천도교 천년의 꿈」, ㈜신인간사, 2016, 116-118쪽.

 

-(23)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