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생명력
기존의 용어 앞에 ‘다시’, ‘새’ 자를 붙인 것들이 있다. 그 당시에는 새롭고 개혁적인 용어이지만 현시대의 언어는 아니며, 거기에는 다분히 과거 정신을 살린다는 뜻과 더불어 과거의 권위에 기대려는 심리가 있다.
과거의 언어들을 포장을 달리하거나 순서를 달리한다고 해도, 수식어가 붙는 동어반복으로는 새롭지않다. 새로운 시대엔 그 시대를 표상하는 생생한 언어들이 나와야 하며, 현재에 살아남은 훌륭한 사상과 정신은 굳이 붙인 조어가 없이도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와 생명력이 있다.
새로운 변화와 경험이 낳은 시대정신은 시대가 불러낸 새로운 사유들을 성찰하고 전망하며, 저마다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안팎이 일치하고 사람과 시대가 성장하는 실제(實際)의 내용들일 것이다.
현대물리학은 양자역학 양자컴퓨터들의 등장으로 위치와 속도, 관찰자가 부단히 변화하는 초위치(super position)의 개념으로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변화의 세계이다. 우리 몸도 부단히 변화한다. 사회도 정치도 문화도 세계도 변화한다. 이를 수행해내는 것은 역시 변화하며 살아가는 생명체이다.
자연, 생명은 부단히 변화하면서 진화한다. 특정집단의 우위와 우선은 도그마를 낳기 쉽다. 집단의 우위와 기득권이 기준이 아니라, 행동하는 주체가 집단이든 개인이든 자신에게 선(善)이고 타자에게도 선(善)인가 사유하고 행위할 때이다. 자연은 마침내 생존과 생명에 유용하고 유효한 것 지속가능한 것 선한 것을 생명현상으로 남겨두기 때문이다. 진화(進化)의 뜻은 그러하다.
어느 지점에서 어느 위치가 유용하고 유효하게 살아남을지 자연(自然, as it is)을 빼고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서 지킬 것은 지난 세기의 언어나 집단의 유산만이 아니라, 시대를 앞서 읽은 안목과 정신의 생명력이다.
lampeer(201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