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2
심리치료사 저드슨 브루어(Judson Brewer)에 의하면 ‘사람이 화가 났을 때 가장 먼저 스위치가 나가는 곳이 전두엽’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이성을 잃었다, 정신이 나갔다는 표현을 쓰는데 바로 이러한 상태다. ‘이성을 담당하는 영역인 전두엽의 작동이 약화되면, 바로 감정적인 상태에서 가족이나 주위사람에게 화를 낸다거나, 담배를 피운다거나, 음식을 먹는 등 옛 습관적인 행동으로 돌아가게 된다.’ 고 한다.
따라서 평소에 이성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에서도 깊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한데, 감성의 영역은 무의식과 관계가 깊다. ‘실제로 열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열망에 휘둘리는 감정 즉 집착이 심하게 되면 후측대상회로가 활성화되며, 명상수행자들의 뇌를 측정한 결과 집착을 내려놓은 자연스런 평정 상태에서 후측대상회로가 조용해진 것이 실험결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수면 중에 활성화되는 내정상태회로에서의 일종의 정리작업인 자기 비춤 과정(self referential processing)이 명상수행자들에게서 활성화’ 되었다고 한다.
명상은 인도의 요가 수행자들에 의해 시작되어 5세기의 <요가경>이 전하며, 불교의 명상법으로도 계승되었다. 요가는 고삐를 뜻하며 몸과 마음을 다루는 기술을 말한다. 특히 불교의 요가 수행자들을 유가사(瑜伽師)라고 불렀으며, 그들의 명상관찰과 마음연구를 전한<해심밀경(解深密經)>이 전한다. 오늘날 불교에서 명상을 중히 여기는 전통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불고 있는 명상현상이 인도 요가에서 연원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과학 심지어 물리학 분야까지 마음의 문제를 탐구하는 대열에 합세했다. 물질세계를 탐구해 온 인간이 막상 물질로 된 몸을 가진 인간에 대한 탐구에서 마음을 제외하고 인간 탐구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을 흉내내는 컴퓨터 인공지능 제작에 인간의 마음연구를 제외하고 제작이 가능하지 않은 직접적인 이유도 있다.
인간의 마음에서 인간의 감정, 감성의 문제는 깊은 관찰과 더불어 실제적인 수련을 요한다고 하겠다. 다행인 것은 인간은 부단한 노력에 의해 자기 뇌의 신경회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 있다는 것이 생명과학으로 증명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의 이천 년 된 마음 탐구의 역사에 비해, 급격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 마음과학은 아직 시작단계이다. 서구의 분석심리학자 C.G. 융은 동방의 지혜를 찾아 중국 인도 등을 여행했으며, 자서전을 비롯하여 의식과 무의식, 집단무의식, 마음의 원형에 대한 심리 분석을 기록으로 남겨 놓아, 마음 탐구를 심리학 분야에서 인지과학, 생명과학 마음과학으로 확장해 나아가는 길목이 되었다.
인간의 내적 평화와 자기관찰이 저드슨 브루어의 실험에서도 입증되었듯이, 무의식 수준에서도 자기 감정을 콘트롤하여 개인을 개선하고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인류를 행복하게 한다면 명상은 시도해 볼만한 일이다.
우리가 청소나 정리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명상이 고요한 집중이라면 청소나 정리작업 등은 일종의 움직이는 집중이다. 정리 작업 중에 이러한 뇌의 시냅스들이 활성화되고 그것이 최근 집중한 문제들과 연결된다고 예상할 수 있다.
고요한 집중인 명상에서 이처럼 마음의 정리작업과 새로운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깊은 내적 동기로부터의 자기 비춤 과정들이 다 마음의 집중을 통해 문제해결에 이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 무의식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비춰보는(reference) 집중관찰이 중요하다.
집중관찰! 여기서는 몸과 의식, 무의식, 세계에 대한 비춤이 직관(直觀)으로 연결된다.
lampeer(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