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월 마음탐사일지2

동학(東學)의 차세대 패러다임에 대한 고찰-글⑤

lampeer 2019. 2. 12. 10:11

동학(東學)의 차세대 패러다임에 대한 고찰-

指月 이재웅

 

현대과학이 최근에 밝혀내고 있는 우주 및 생명현상들에 대하여 몇 가지 간략하게 소개하며 살펴본다. 이를 통하여 시간과 공간을 포함하여 그 속의 모든 존재들이 우주의 특성에 의한 오묘한 우주의 조화현상들(creating phenomena)이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1. 뇌 없는 뇌의 작용

우리 인류 호모사피엔스는 머리에 뇌를 가지고 있는 동물이다. 생각하는 기능이 우수한 뇌를 이용하여 각종 개념을 만들어내고 과학 기술을 개발하여 지구행성에서 독보적인 문명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마도 지구에서는 사고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 탄생한 지가 30만년 정도 되는 우리 인류가 발달한 뇌를 이용하여 농경문화를 정착시킨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만년 전이다. 그런데 2011년 미국 진화생물학자 조안 스트라스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원시적인 단세포 생물인 아메바가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아메바 종은 자신들의 먹이인 박테리아 중 일부를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좋은 환경 조건에서 기르고 수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아메바 종을 '농부 아메바'로 이름을 붙였다.6)

아메바는 뇌의 구조가 없다. 그런데도 뇌가 발달한 인류가 오랜 역사를 지나서 정착시키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농사짓기' 바로 그 행동을 하고 있다. 뇌 없는 뇌의 작용(brainless brain operation)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발달할 수 있는가? 농사짓는 아메바가 뇌가 없기 때문에 사고력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사고력의 정의부터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예를 소개하면 2017년 그레고리 가브리스 등은 바다 미생물 플랑크톤이 작살을 발사하여 먹이를 포획하는 장면을 촬영하였다. 그 중에도 작살을 한 발만 발사하는 플랑크톤보다 다연발 작살을 발사하도록 발달한 플랑크톤이 먹이사냥 경쟁에서 우세하다고 한다.7) 인간만이 단발 무기, 다연발 무기를 개발한 것이 아니다. 미생물 사회에서도 공격무기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 역시 뇌 없는 뇌의 작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참으로 오묘한 자연이다. 혼원지일기의 지극한 조화라고 하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편이 오히려 합당할 듯하다.

우리 인류는 뇌를 가지고 생각을 해서 여러 기계를 발명하며 문명을 만들어 가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시세계부터 거시세계까지 무궁히 펼쳐지고 있는 자연 앞에서 결코 오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 정보의 발현 현상, 동학의 용어로 혼원지일기의 조화현상은 우리 인류에게만 특별한 것이 아님을 엿볼 수 있다. 자연 생태계를 깊이 들여다보면, 모든 생명 객체들은 전체 생태계 속의 한 활동 영역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자기 고유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든 생명 객체들은 우주 현상으로서 근원적으로 정확하게 동등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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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 A. Brock, T. E. Douglas, D. C. Queller, J. E. Strassmann, Nature 469, 2011, pp. 393-396. http://scienceon.hani.co.kr/30691 농사 짓는 아메바 발견, 한겨레 사이언스온, 2011. 1. 25.

 

7) G. S. Gavelis, K. C. Wakeman, U. Tillmann, C. Ripken, S. Mitarai, M. Herranz, S, Özbek, T. Holstein, P. J. Keeling, B. S. Leander, Science Advances 2017; 3: e1602552, 2017. http://scienceon.hani.co.kr/505183?_fr=mb2 바다 미생물 플랑크톤, 작살 쏘아 먹이 사냥, 한겨레 사이언스온, 2017. 4. 4.

 

-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