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들의 맹점
성인(聖人) 군자(君子) 천(天) 명(命) 도(道) 덕(德) 인(仁) 성(性) 사(事) 존양(存養) 성(誠) 수신(修身) 수양(修養) 사원 경서(經書)들은 유학 유교 유래의 언어들이다. 불(佛) 여래(如來) 보살 삼보(三寶) 무상(無常) 무아(無我) 고(苦) 연기(緣起) 반야 공(空) 수행(修行) 계(戒) 자비 참선 종(宗) 오(悟) 각(覺) 절(寺) 경전(經典)들은 불교의 언어들이다. 하나님 천주 주님 성부 성자 삼위(三位) 세례 영세 은총 기도 수도(修道) 찬송 찬양 신앙 예배 교회 성경(聖經)들은 그리스도 계열의 언어들이다. 경(經) 전(典) 교(敎) 믿음 신도 신자들은 많은 종교들에 공통된 용어이다.
종교들은 대체로, 우선 자기 종교의 개념들에 엄청난 권위를 부여하고 타종교와는 다른 존엄을 부여해서 이것이 최고의 진리이며 이것이 최고의 권위라고 주장하고 가르치려 한다. 일반 사회인들이 사용하는 자유 평등 정의 평화 진실 행복과 같은 보편 언어보다, 굳이 종교의 언어를 사용해서 설명하다 보니 진리를 말한다는 것이 오히려 자기 종교의 사유에 갇혀버리고 거기에 모든 사유들을 맞추다 보니, 신이든 지존이든 종교라는 권위로 제압하거나 일단 믿고 시작하라는 절대복종의 시대착오적 행위들이 맹신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때로는 종교 내 절대 지위를 이용하여 비이성과 비상식의 행위마저 종교의 권위로 포장해서 사회상식과 유리된 집단으로 전락하고 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종교 내 사유의 문제들에 대한 일방적 강요도 문제이지만, 종교 밖 사회의 상식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사태들이 최고의 가르침이라는 종교의 권위를 입고 버젓이 자행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주돈과 사찰 문화재 관리, 국립공원 입장료, 세금면제, ‘불교자본가’론의 옹호 내지 방치 속에 승려의 경제권을 강화한 흐름이 무소유의 불교정신과 정면 배치되었고, 독신의 비구계를 받은 대처승의 주지임명, 승려들의 해외원정 도박, 권승들의 적폐의 카르텔 등 조계종 일련의 사태들은 종교가 자기 본분을 잊고, 자기 정화력을 잃고도, 절대 권위의 함정에 빠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의 현저한 사례들이다. 기독교 목사의 재정 권력 사유화 이슈나 여신도 농락 등 신도들이 그들 종교의 지도자들의 모순된 모습을 보고 맹목적으로 적응하거나 자신의 행위 또한 합리화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부작용은 상상할 수 없다.
종교지도자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자신과 신도들을 종교의 울타리 안에 가두고 갇혀서, 자신들의 모순을 합리화하는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은 맹인이 길을 인도하는 것보다 위험하다. 때로는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정치집단과 결탁하거나 여기에 신도들을 선동해 동원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맹목적 믿음을 매개로 자기 집단 뿐만 아니라 국가마저 위태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에서 보이지 않는 지점을 맹점이라고 한다. 맹점은 인간들의 태생적 유전적 한계인지도 모른다. 다만 인간들은 상호작용, 수정과 협동이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맹점을 극복해 나간다. 맹점을 극복하고 나아가 자신의 종교정신이 인류보편의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가 자신을 돌아보고 노력하고 실천하고 행동하는 종교인 종교지도자들도 분명 있다. 세상은 그들이 하는 일을 보고 느끼고 알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맹신하지 말아야한다. 한번쯤은 멈춰서 내가 보고 있고 알고 있는 것은 과연 합당한가 자신의 믿음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속한 종교의 진리나 주장이 현대 과학이나 보편의 진리, 상식에 부합하는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 변화와 발전은 거기서 시작한다.
lampeer(20181027)
'lampeer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화의 시대 (0) | 2019.03.07 |
---|---|
종교에서 마음 닦기(修)의 맹점 (0) | 2018.12.04 |
21세기의 한국종교 (0) | 2018.10.11 |
뜰과 들 (0) | 2018.10.02 |
교육, 가르치고 기른다는 것 (2) | 2018.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