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상과 실제 ②
도널드 로페즈(Donald S. Lopez Jr)는 <불교이야기(The story of Buddhism)> 서문에서 달라이라마의 ‘죽음명상(contemplate of death)’을 소개한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명상 중에 오감(五感)이 시각, 청각, 후각, 미촉각(味觸覺)의 순서로 사라 진다. 이 때는 각각 신기루 현상, 짙은 연기현상, 붉은 빛의 깜빡임 현상, 타는 촛불현상들이 차례로 인식에 나타나고, 마침내 몸 의 작동이 멈추며, 일상의 의식과 다섯 감각의 인식은 물론 숨이 멈춘다. 이어서 중앙 채널의 일곱 기맥과 이를 둘러싼 몸 전체의 칠만 이천 채널로부터 의식(意識)이 빠져나간다. 이 때, 죽어가는 자는 환한 흰 달빛(radiant white)과 빛나는 붉은 태양빛(bright red color)을 보며, 몸의 위아래 채널을 통해 기력들이 심장에 모아지면 검정빛(radiant blackness)을 보고 기절하게 된다. 그리 고 끝으로 명백한 마음의 빛(mind of clear light)을 보게 된다.’
앞의 네 가지 형색은 감각과 의식이 사라지는 현상이고, 뒤의 네 가지 색채는 무의식이 사라지는 현상이다. 색채들의 변화는 각각 마음의 맑음, 마음의 밝음,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의 깨달음을 나타낸다. 죽음을 연습하는 소멸(cessation) 지향의 불교의 설명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명상의 순수의식에 들 때 나타나는 단계별 색채와 빛의 현상들에는 유사성, 공통점이 있다. 이는 실제로 뇌에서 명상의 상태에 따라 어떠한 표상들이 나타나는지 객관적 근거가 될 수 있다.
질문통찰명상은 사전인지, 동시성, 초감각(extra sensory perception)을 예외적이고 우연적인 무인과적 현상이나 특수한 능력이 아니라, 그러한 상태를 알아차리고 관찰할 수 있는 뇌신경의 구조 형성과 기능, 마음의 상태가 있으며 명상 수련에 의해서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보편성과 자연성에 저촉되지 않는 표상들의 체험이다. 명상을 통해 인간의 의식뿐만 아니라 무의식의 영역에 대한 인지(認知)를 높이는 것은 다양성과 복잡성, 자연 재해와 인공 재해에 노출된 불확실성의 현대세계에서, 인간 능력의 신장 생존에 중요 요소가 될 수 있다. 원숭이는 인간보다 월등하게 여러 방위의 사물을 동시에 한꺼번에 인지하는 능력이 있다. 이는 숲에서 포식자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하여 생존하기 위해 진화된 능력일 것이다. 통찰이 있는 깊은 명상은 문명의 발달에 따라 기계문명에 의존하며 현대인이 잃어버린 고대의 인지 지각 능력을 복원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5.질문통찰명상의 적용 '표상과 실제' 유경 <질문통찰명상> 마인드랩 2024 pp.117-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