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표상 ②
뇌파와 연관하여 살펴볼 때, 개념적 내용이 주로 나타나는 세타파(θ) 2단계에 이르면, 시각적 표상들을 넘어서 질문에 따라 마음의 심층으로부터 그냥 아는 작용을 체험하게 된다. 이 때는 매우 선명한 언어개념들이 하나의 축약 언어 혹은 논리적 배열을 지으며 연속되는 직관 통찰의 체험이 있다. 선천적 후천적 언어 기능을 내장한 인간에게서, 마음이 가진 본래적 자연적 합리적 경로의 직관 능력인 오성(悟性)이 명상에서 언어 통찰로 발현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다산 정약용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매우 한적한 툇마루 끝에 앉아서, 전체질문 ’이 뜻’으로 명상에 들어 집중 내관 중, 수면에 쏟아지는 빛처럼 광채의 햇살 속에 점묘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흰옷의 다산(茶山)을 언뜻 보았는데, 동시에 정(貞)과 일(一)이 언어표상으로 지각됐다. 귀가한 다음 날 아침 명상에서, 다시 이 둘이 느닷없이 정(正)으로 통합되는 것을 보았다. 다산을 규정지어 가는 이 과정은 사유의 결과가 아니라, 깊은 자동관찰 중의 직관 통찰적 내용이다.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지성을 추구했던 다산이 가진 특성이 언어 표상으로 나타났고, 그러한 관찰이 자체의 경로를 가지고 스스로 언어적 통합을 이뤄가는 과정은 사람과 사물을 이해하는 심층명상의 직관 통찰이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의 특성에서 어떻게 발현되는가를 보여주는 예이다.
책을 읽으면, 제목은 내용들의 가장 짧은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생애를 요약하는데 정보들의 통합이 이뤄내는 언어적 직관은 유용하며, 명상 중의 언어적 직관 역시 마음의 의식 무의식이 관련된 모든 정보들의 축약 내지 공통분모를 찾아내서 정서적으로도 함의(含意)를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의식의 정보와는 다른 뚜렷한 체험으로 남아 장기 기억되고 환기된다.
중국선(禪)의 운문종의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 선사는 제자들의 질문에 ‘보(普바른 안목), 친(親직접 체험), 거(去실천 도리)’ 등 한 글자로 답하였다. 이는 진리의 법신(法身), 공덕의 보신(報身), 실천의 화신(化神)인 불교의 삼보(三寶)를 선종의 실천 언어이자, 고고(高古) 간결의 지도 방편을 구사하는 운문종의 특색인 직관적 언어로 나타낸 것으로, 선사(禪師)로서 그 자신의 선정의 깊이와 이해를 나타낸다.
질문통찰명상에서 언어표상은 함축적인 문장이나 축약의 단어, 소리 없는 메시지 언어, 자성과의 대화들로 나타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순수관찰의식 상태에서 의식 상태로 나올 때 도약 비약과도 같이 뇌파의 변화에 따른 일종의 스테이지 전환을 거치므로 집중관찰 상태를 계속 고르게 유지하고 기억하면서 천천히 외부 인식의 의식상태로 돌아오는 일이다. 명상 중의 깊은 관찰 표상이 언어 문자로 자주 드러나는 사람은 뇌파로 보면, 세타파(θ) 2단계에서 뇌의 고차원 영역의 정보 기억과 문제해결을 위한 무의식 인식의 직관 통찰이 용이해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5장. 질문통찰명상의 적용 '언어표상' 유경 <질문통찰명상> 마인드랩 2024 pp.14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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