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자의 밥
그가 밥을 구하러 가네
빈 그릇 하나 들고
한 집
두 집
세 집
밥을 얻으러 가네
일곱 집을 돌아도
밥그릇이 절반도 차지 않을 때
그 사람
여덟 번째 집에 가지 않고
발걸음을 돌리네.
일곱 집이나 돌았어도
음식이 부족하다면
그만큼 인민들이 먹고 살기 어렵기에
그 사람
더이상 밥을 비는 일을 멈추고
나무 아래 홀로 앉아 반 그릇 밥을 꼭꼭
눈물로 씹으며 인민의 배고픔을 느끼네
박 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중에서 느린걸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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