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eer 명상기록
생명성
lampeer
2020. 3. 17. 19:07
생명성
정적이든 동적이든 모든 생명체는 작동한다. 고정되면 부패한다. 물리적으로도 추운 겨울 밖에서도 가만히 있으면 몸이 얼어오지만 움직이면 열이 나고 기운이 유지된다. 세포 단위에서든 조직, 개체 단위에서든 생명체는 움직임(motion)을 기본으로 한다.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고 가지를 뻗는 것도 움직이는 것이다. 세포단위든 개체단위든 스스로 작동하는 자가 생명체이며, 생명과학의 용어로는 변화와 적응으로 항상성(homostasis)을 유지하는 생명 활동이다.
우리는 상하거나 썩은 야채는 먹지 않는다. 죽은 야채에는 생명성이 없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것은 결국 생명의 기운, 살아있는 기운이 남아 있는 것을 먹는다. 생명은 결국 생명을 먹는 것이다. 고기를 먹는다는 것도 직접 잡아먹지 않을 뿐 대리자를 통해 최대한 생명성에 가까운 상태로 생명을 섭취하는 것이다. 다만 동물들처럼 하루 종일 먹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량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생생한 것을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익혀 먹는 방식으로 먹을 뿐이다. 익혀 먹을 때 다량의 양념을 넣는 것은 어쩌면 익히는 과정에서 사라진 생명의 맛, 생기 잃은 먹거리를 향료로 포장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먹는다는 것이 공통조상을 가진 동물 식물 등 다른 생명체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생명계 전체에게 살아 있음에 감사함과 생명의 막중함을 느낄 일이다.
lampeer(202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