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eer 2019. 5. 9. 14:35

어머니

 

*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병실 침상에 붙여 놓았던

작은 헝겊 속 글귀는

어머니가 가신 지금

제 책상 옆 벽에 와서

언제나 저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사는 일이 바빠선지

어머니를 매일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의 생각 너머 어디선가 계시다가

그리울 때면 어김없이

제 곁에 와 계십니다.

 

타국에서 떠돌다 먼저 떠난 외아들과

오래 전 영면한 남편을 그리며

그림처럼, 그림자처럼

그리움을 안고

말없이 사셨던 어머니.

 

작은 종이에

‘보고 싶다’

써 놓고 가신 어머니.

 

부르면 언제나

내 마음 속에서 살아나

걸어오시는 어머니,

내내 편히 쉬십시오.

 

*1연은 정호승의 시

lampeer(201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