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eer 명상기록

증강자아와 명상

lampeer 2018. 11. 13. 20:59

증강자아와 명상

 

 

사물과 사유는 몸과 마음의 확장자이자 증강자아라고 할 수 있다. 안경, 모자, 의류들도 신체의 생존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증강자아라고 할 수 있다. 패션도 일종의 표현주의에 입각한 증강자아이다. 집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증강자아, 자아의 확장자라고 할 수 있다. 인문 과학 예술 체육 등 재능의 개발도 당연히 증강자아이다. 증강자아는 생명체를 포함하여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류의 특성을 반영한 진화과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생활도구, 운동기구, 운송기구들도 손의 확장자이자 몸의 확장자로서 인류는 도구를 통해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보강하고 극복해왔다. 세탁기 냉장고 트랙터 기계류, 공장자동화 등이 신체의 능력을 보강한 증강자아라면, 자동차 비행기 컴퓨터 인터넷 통신위성 스마트폰 등은 공간과 시간을 제어해서 거리를 좁히고 시간을 물리적으로 축약하거나, 가상공간을 창출해서 상호작용을 통해 세계와 느낌 생각 사유를 교류하는 마음의 확장, 증강자아를 구현한 것이다.

 

 나보다 구글이 먼저 안다.’는 유발하라리의 말처럼 검색어의 통계들을 통해 내가 선호하고 내게 필요한 정보들을 컴퓨터에서 알아서 제공한다. 인공손발과 팔다리, 인공장기, 로봇도우미는 물론 환자들에게는 음성인식이나 눈의 깜박임만으로도 의사전달이 가능한 시스템들이 개발되고 있다. 가히 맞춤형 기술의 개발로 증강자아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IBM Watson 연구소의 존 스미스(John R. Smith)는 인공지능인 Deep Blue에 대하여, ‘인공지능은 인간의 두뇌처럼 일하지 않는다. 인간의 인지(cognition) 인식(perception)은 최고의 시스템이며, 인공지능은 데이터 처리과정, 대량의 검색시스템, 로직(logic)일뿐, 인공지능에 지능은 없다.’고 말한다. 인공지능(AI)라는 말보다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라는 말을 쓰는 까닭이기도 하다. 인공팔처럼 인공지능도 어디까지나 인간지능의 보완 증강으로서의 도구적 역할임을 인지하는 것은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관계 정립이라는 윤리적 측면에서도 유효해 보인다.

 

놀라운 과학 정보기술의 발달로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만족과 균형점을 찾지 못하는 한 엄청난 기술의 발달, 증강자아의 성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고통과 불편함, 복잡사회에서 인간심리 소통 소외 불평등 문제 등 정신 관련 문제는 더욱 세분되고 증가할 것이며, 인간의 증강자아가 발달하는 것과 상관없이 앞으로는 더욱 더 다양한 정신적인 문제해결에 관한 직업이 늘어날 것이다.

 

명상은 인간의 삶과 정신의 만족과 균형점을 찾는 부문, 마음의 확장과 심화로 이루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에서, 증강자아 성취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불교 유식서인 <해심밀경>에 의하면 문사수(聞思修) , 듣고(hearing) 생각하고(thinking) 깊이 닦는(meditation) 마음 수련의 단계에서 명상(meditation)은 마지막 수련에 해당한다. <대학(大學)>에서도 듣고 생각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정심(誠意正心) 이후에 비로소 수신(修身)을 권한다. 유학자들의 수신(修身)을 담은 <근사록> <성학십도> <심경(心經)> 등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생각이나 사유를 넘어선 깊은 관찰로, 진면목 실제에 대한 집중 묵상 응신(凝神) 응주(凝住) 정일(靜一) 통찰 깨달음 해탈 열반 등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인간의 의식이나 감정 의지의 단계를 넘어서고 개인적 경험을 초월한 포괄적이며 수렴적인 경험을 뜻한다. 이는 인간의 고유능력 중의 고유능력으로 자신의 경험치를 넘어 세계를 이해하려면, 자신을 지닌 채 자신을 넘어서 보는 명상 수련의 깊이를 체험해야 개별인간에서 보편인간의 인지 인식에 도달할 수 있음을 뜻한다. 굳이 명상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직관적 경험을 하는데 이것은 명상이 순수정신성, 영성이라는 인간의 특성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부단히 반복하면 길이 난다. 수련(修練) 수양(修養) 수행(修行) 수도(修道)는 인간들이 몸으로 닦아 놓은 마음의 길이다. 21세기의 증강자아는 선한 인간의 진화라는 인간성의 발현으로 나아갈 것이다. 인류는 만년의 역사의 파도를 넘어오며 민주주의,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 진실과 행복의 가치들을 보편의 진리로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lampeer(201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