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eer칼럼

마음과 언어

lampeer 2017. 6. 6. 09:00

마음과 언어

 

 

 언어는 인간의 마음이 형태로 표현된 것이다. 도가(道家)에서 유래한 ()’라는 용어는 의 뜻과 함께 말하다는 뜻이 있다. 그리스도교에서는태초에 말씀이 있었다.’하고, 천도교에서는 상제의 말씀이 있었다.’하며, 불교선종에서는 교종은 붓다의 말씀(佛語宗)이요 선종은 붓다의 마음(佛心宗)으로 다르지 않다고 한다.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가 언어이며, (신적인 것)들과 인간의 의사소통도 언어이다. 시각적 영상들도 결국 언어로 표현할 수 있고, 마음으로 아는 것도 결국 표현할 때는 언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마음이 먼저일까 언어가 먼저일까?

당연히 누군가의 마음이 그림언어든 음성언어든 이심전심의 묵시언어이든 뜻을 지닌 채 언어라는 형태를 통해 나타났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일단 탄생한 언어는 개인과 그 언어가 속한 집단의 의식, 무의식의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Noam Chomsky)인간은 정신의 문법(mental grammar)에 기반하여 규칙(rule) 등을 이해하는 선천적이고 고유한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갈파한 바 있다.

 

 언어라는 형태가 일정한 패턴을 나타내면서 의미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형태는 의미를 가진다고 할까? 간략하면 언어는 마음을 나타낸다가 될 것이다. 인간은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마음을 선천적 도구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나타내는 것이다. 규칙을 만들고 행동 패턴을 형성하는 인간의 마음 특성이 언어의 특성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넓게 보자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에서조차 미소 같은 표정언어나 주먹을 쥐는 몸짓언어( body language)처럼 마음의 의사표시가 광범위하게 동일한 의미 패턴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한 개인의 내적언어이든, 他者와의 의사소통이든, 세계와의 소통이든 인간의 의식 마음의 소통매개는 언어이다. 인간이 형상언어든 소리언어든 몸짓언어든 무엇인가 짓고 끊임없이 언어를 통해 사유하고 표현하고 나누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인류의 역사도 없었을 것이다. 인터넷언어는 70억 인류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로드 가능하게 만들었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의 대통령뿐 아니라 프랑스 대통령 마국 대통령 독일 대통령의 정보를 버튼 하나로 얻을 수 있다.


 한편, 시간과 공간이라는 세계 인식도 인간의 마음, 인간의 사유방식을 반영하여 출현했다고 보여 진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 또한 엄밀히는 일정하게 규정할 수 없는 것을, 그리니치천문대의 경우에서처럼, 인간이 중심점을 정하고 좌표를 정해서 형태를 잡아 시간을 재고 공간을 규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한정해서 말하자면 수리언어라고 할까? 동물들도 시간과 공간을 쓰지만 인간들의 그림언어나 수리언어나 추상언어는 아닌 것 같다.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인식, 사유방식, 전달방식이 언어 형태를 통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인간의 정보전달 방식을 닮은, 연산(computation)하고 표현(representation)하는 컴퓨터가 등장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했더라도 의미있는 콘텐츠를 채울 수 없었을 것이며, 오늘날과 같은 인간의 문화가 가능했을까 생각해본다.

 

 사유를 가능하게 하며,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인간의 언어, 그것은 인간을, 말씀하는 존재로서의 신의 반열에 올리는 성스런 것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마음의 산물이며, 인간의 역사를 놀라운 발전으로 이끈 참으로 인간적이고 실용적인 도구가 아닐 수 없다.

lampeer(20170605)